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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정부 과기 하드웨어 개편 넘는 청사진 필요
  글쓴이 : himeru67     날짜 : 12-11-07 23:43     조회 : 1365    

차기 정부 과기 하드웨어 개편 넘는 청사진 필요

성지은 STEPI 연구위원 초청 포럼

현 정부 과학기술정책의 가장 큰 실패는 과학기술, ICT, 해양수산부 폐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차기 대선을 앞두고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과실연은 정책연구포럼의 마지막 주제를 ‘새로운 50년을 향한 정부 거버넌스’로 잡고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성지은 연구위원을 초청해 포럼을 열었다.


성지은 연구위원은 “현 정부의 거버넌스 개편에 대한 논의 대부분이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확립’, ‘과학기술부 부활’로 대표되는 하드웨어적인 조직개편 수준에 머물고 있을 뿐”이라며 “새로운 철학적 논리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즉 ‘왜’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직 개편 철학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성 위원은 행정 조직 개편이 필수적 이유로 ‘급변 사회’를 들었다.

“과거에 실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R&D가 깨지고 있습니다. 이전까지의 혁신 활동이 국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글로벌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범세계적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문 간 융·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정책 목표 또한 시민 사회를 포괄하도록 변화해야 하는 것이죠.”

즉 기존 혁신 정책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국가 수준의 장기 비전 수립, 사회적 설득을 기반으로 한 관련 정책 통합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성 위원은 “차기 정부는, 어떤 정부든 복지와 일자리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추격형의 수직적 컨트롤타워’ 논쟁에서 벗어나 복지와 사회적 역할, 나아가 환경 문제 등에 과학기술이 기여하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부에서 국과위를 설립했지만 사실상 장기 전략이나 컨트롤타워는 없어진 셈”이라며 “지경부로 일부 출연연이 분리되면서 단기 성과주의를 지향할 수밖에 없었던 문제나 과기계의 ‘친정 부재’등이 사회적 수요에 적절한 대응을 못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더 이상 ‘정부의 크기’가 아닌 ‘일 잘하는 조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위원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절충형에 기반한 국과위 현 체제 유지와 소프트웨어 개편 △통합형에 기반한 기존 과기부/부총리 체제 부활 △분산형에 기반한 장기적 부처 연계/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쉽게 결정될 문제가 아닌 만큼 정치적 결단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조직 개편의 우선순위부터 정해야

패널토론에서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은 “교육과학기술부가 결과적으로 과학기술을 소외하는 모습이 됐다”며 “당초 교과부가 이루고자 했던 목적은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경부 소관 연구 평가의 경우 돈이 들어가면 성공을 전제로 하는 상황이 우습다”며 “연구란 실패를 전제로 하는 것이며 이는 언론이 단기적 성과로 과학계를 매도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와 출연연 중심의 거대 프로젝트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범정부적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영아 과학기술나눔포럼 상임대표도 “교육과학기술부 신설은 사실상 상당히 잘못된 개편”이라며 “교육과 과학기술을 통합했을 때 추진 철학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추진 당시 인수위 간사가 ‘과학 교육은 잘 하지 않겠냐, 믿어달라’고 했는데 아마도 그게 통합 철학의 전부는 아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어떤 하드웨어 개편이든 개별 과학자들이 기초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고민만 있고 답은 없는, 논리의 비약이 많은 발제”고 지적하며 “앞으로 50년도 중요하지만 당장 5년이 문제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즉, 제도가 완벽할 수 없는 만큼 조직 개편에 대한 고민들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 그는 “논리적으로 개편할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큰 조직 개편이후 안정될 때까지 걸리는 2-3년의 시간을 비용으로 환산했을 때 충분히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만한 대안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무조건적 조직개편에 의문을 제시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대선 정국과 맞물려 투표 전략으로 활용되다 보니 표 흥정하는 상황처럼 됐는데 이런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근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각 당이 이미 차기 거버넌스에 대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원점 논의는 무의미하다”며 “거버넌스는 어차피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에 그릇에 따라 어떤 내용을 담을지 가변적 상황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아 (과실연 웹진기자, himeru67@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