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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창조과학부' 어떻게 꾸려야 하나
  글쓴이 : himeru67     날짜 : 13-03-07 16:45     조회 : 982    

새 대통령이 당선됐다. 당선인은 공약에서 “과학기술을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두고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정부에서 ‘교육’이라는 논제에 과학기술 이슈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었기에 과학기술계의 기대가 크다.

이에 바른 과학기술 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하 과실연)은 ‘미래창조과학부’의 행정 체제 개편과 각 부서의 역할 분담, 인재 양성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포럼을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장순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위원(카이스트 교수)도 참석했다. 발제는 민경찬 과실연 명예대표(연세대 교수)가 ‘미래창조과학부의 정체성과 과제: 지식창조사회 실현을 위하여’를 주제로 진행했다.

새 거버넌스 성공하려면 ‘공감’이 필수

민 교수는 “새 정부가 미래창조과학부를 런칭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과학기술 중심의 창조경제로 삶의 질을 높이자는 뜻으로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과실연도 지난 2년 간 차기 정부의 정책과 거버넌스를 연구했고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이하 대과연)에서도 논의가 이루어진 만큼 과학기술계가 추구하는 방향과 새 정부의 조율이 미래창조과학부 성공을 결정한다는 것.

특히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새 정부의 기조와 조율하되 과학기술을 뛰어 넘어 장기적으로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인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잇단 경제 위기에 산업 패러다임도 변하는 시기인 만큼, 과학기술과 우수인력 창출을 근간으로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과실연이 수행한 과학기술 정책연구는 ‘지식창조사회를 위한 7대 국정과제’로 △일자리 창출 △삶의 질 향상 △지역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 구축 △효과적 지식재산 구축 △과학기술 통한 미래 경쟁력 창출 △창의적 인재 양성 체제 확립을 담았다. 즉 이를 위해 교육과 과학기술, ICT를 전담할 정보미디어부, 중소기업 정책 등을 담을 기업혁신 부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과연의 거버넌스 제안안도 과실연과 유사하다. ‘창조 경제’를 뒷받침하는 선에서 미래창조과학부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가 공생하되 국과위가 기능을 조정하는것이 좋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새누리당의 미래창조과학부 밑그림은 다소 포괄적이다. ‘국민이 과학기술의 주인이 되는 나라’를 기조로 기초과학·융합, 두뇌집약형 국가 정책 수립 문제, 글로벌 공동체 문제 해결, 지식재산 등 법 제도 지원 등을 크게 언급하고 있다. 당선인의 공약이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연구개발시스템 재정립 △안정적 연구 환경 조성 및 복지의 향상 △융합신기술 등 창조 산업 △정보 미디어 전담조직 신설 적극 검토인 만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는 의견이다.

민 교수는 이런 밑그림이 “기대 반, 우려 반”이라고 표현했다. 현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국과위 등이 한데 모이는 거버넌스가 지식창조시대에 적합한 프레임인지 의문이라는 것. 또 모이는 부처의 문화와 특성이 다른 만큼 과학기술계가 원하는 만큼의 시너지가 날지도 모호한 상황이다. 그는 “거버넌스 이슈는 운영과 사람의 문제인 만큼 재구성 시 손실도 고려하고, 대선이나 인수위 업무 과정 등 정치적 논리에 의해 왜곡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성공적 거버넌스나 미래 국민의 삶, 국가 발전 기여에는 ‘정답이 없다‘”며 “콘텐츠와 소통, 공감이 필수”라고도 지적했다. 콘텐츠가 아무리 좋아도 공감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는 만큼 “좋은 철학과 비전을 바탕으로 과학기술계 생각을 담아 힘을 모으길 바란다”고 발제를 마무리했다.

과학기술계 “미래부, 기대하는 만큼 걱정도”

패널토론은 안현실 과실연 포럼위원장(한국경제 논설위원)의 주재로 진행됐다. “이미 대통령이 결정됐고 새누리당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대대적으로 내건 만큼 새누리당 공약에 초점을 맞춰 새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설명했다.

권동일 서울대 교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대상이 되는 부서가 많게는 일곱 개 부처 이상의 기능이 포함됐다”며 “무엇보다 부처 간 협의를 이끌어 내는 컨트롤 타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창조경제 틀에서 국가기술전략위원회, 대통령, 책임총리 등 관련된 부처 장관이 모여 범부처적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구현돼야 하며, 과기수석을 두고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관할하게 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법률자문관같은 과학기술자문관을 부처마다 두고 부처의 과학기술 상황을 대통령과 논의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관 뿐 아니라 과학기술부총리나 자문관 등 기능적 역할을 수행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ICT 정책을 중점으로 입장을 밝혔다. 김 원장은 “당선인이 밝힌 두 개의 축이 과학기술과 정보미디어인 만큼 양립·보완해야한다”고 말했다. 단기적 현안과 중장기적 과제를 분리하되 병렬적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것. 덧붙여 부처의 이름도 특정 종교의 가치가 얽힌듯한 이름보다 자율성을 강조하는 ‘과학창의부’ 등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 또한 ICT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변 교수는 “ICT는 한 물 간 것이 아니다. 다만 새로운 시장에 맞는 시장 기획자가 없었을 뿐”이라며 “컨트롤타워를 기술 논리에만 치우쳐 생각할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과 유기적 응용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환 과실연 공동대표 (포스텍 교수)는 “미래부는 자율적인 권한을 가지고 정책 집행 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며 “이미 공약에 밝혀진 대로 명확하게 처리하되 복지나 안전도 아우를 컨트롤타워를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천 영남대 명예교수는 “많은 기능이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기능을 다 포괄하려다 공룡부처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현정 서울대 초빙교수는 “과학기술 안의 무궁무진한 정책과 일을 하나의 부처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개의 핵심 부처가 어떻게 모여서 실현할 수 있는지 봐야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과실연이 강조했던 네 개 부처 구성을 강조하며 패러다임 전환에 힘을 싣자는 의견이다.

윤대희 연세대 교수는 “사실 안정되게 연구하고 부처에 상관없이 살고싶은 것이 꿈이지만 5년 전 과학기술부 없어질 때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이 자리에 많은 분이 모이신 것 같다”며 “다양한 논의가 있지만 과학기술인들이 빠질 수 있는 오류, 자기 연구만 충실하면 된다는 것에서 나오지 못하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포럼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또 “무엇보다 긴 호흡으로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고 덧붙였다.

정성철 전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도 ‘장기적 시야’를 강조했다. 경제난이나 고용난 등 여러 사회문제가 시야를 단기적으로 좁힌다는 것이다. 정 전 원장은 “장기전략 수립부터 연구 관장까지를 주되게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선임연구부장은 박 당선인의 공약이 가진 의미를 △과학기술이 국정 운영의 중심 △국민이 과학기술 연구의 중심인 두 가지로 정리했다. 다만 미래창조과학부가 컨트롤타워가 될 지 집행부가 될 지가 핵심이라는 것. 한 부장은 “과학기술이 창조경제의 주축이 된다는 것이 경제 발전의 수단을 만든다는 것일까 다소 걱정된다”며 “행정 상의 국정운영경험과 과학기술인들이 전문성을 상생하게 하는 것이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이승아 (과실연 웹진기자, StarryStarryStell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