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실연 ▒
로그인 | 회원가입 | 찾아오시는 길 
 
  [기획]의대 신드롬- "나도 의대 갈래요"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7-04-29 18:33     조회 : 4235    

3월, 포스텍 수석 졸업생인 김(여·22·화학과 졸업)씨가 서울대 의대에 진학해 이공계 기피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학계에 충격을 던져 준 사례가 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에서만 지난해 한 학년 졸업생 정원에서 50%이상이 MEET, DEET에 응시한 수치만 보더라도 대학가 이공계 의학고시 열풍을 알 수 있다.
 
 
중간고사가 한창인 대학가, ‘의대 드림’을 이루려는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다. 모 대학 S(생명과학부 4학년)씨는 9학기 째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취업 준비는 뒷전이다. 중간고사이지만 예전처럼 벅차지는 않다.
 
한 학기에 학점을 6학점씩 들으며 평점 4.3(4.3 만점)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 12학기 까지 다닐 계획이기 때문이다. 졸업 후 의대에 진학하려면 학부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부를 6년을 다니더라도 만점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학부 성적이 의대진학에 당락을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하다 보니 입학하면서부터 의대 진학을 결심한 이공계 학생들은 학점 관리에 사활을 건다. 특히 생물학과나 화학과 등 시험에 유리한 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은 같은 학문을 공부하는 동료가 아닌 경쟁자이기에 함께 토론하는 문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새벽에 영어 학원을 다녀오면 도서관과 학원을 오가며 MEET. DEET를 준비하기에 바쁜 이들은 관련 학원에서도 전쟁을 치룬다. PMS, 서울메디컬스쿨 등의 경우 수강 등록만도 치열하기 때문에 밤새 줄을 서서 등록하는 진풍경도 치룬다. 5명이 함께 수강하면 할인 혜택도 주기 때문에 삼삼오오 짝을 이뤄 함께 수강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대학들은 의학고시 열풍 때문에 기초과학 분야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학부 성적의 중요성 때문에 관련 전공을 열심히 공부하지만 부작용도 많이 나타난다.
 
열심히 공부를 하고도 혹시 모를 0.1점 때문에 부정행위를 하는 학생들이 예년에 비해 늘어났으며 관련 대학원의 진학학생은 매년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공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이 학생들이 졸업 후 관련전공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대진학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결국 이공계 기피 현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공교수들은 토로했다.
 
더군다나 2009년부터는 거의 모든 대학이 의치약전문대학원으로 변경한다는 발표와 약학대학도 6년제로 바뀌면서 약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된다는 발표가 있어서 이른바 의사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들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2009학년도 입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황씨는 “지금 전공을 공부해서 직업을 택하는 것보다 의사가 되면 미래가 보장되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다”며 “입학부터 자신처럼 MEET DEET를 준비하는 학생이 이공계 관련과의 경우 50%를 훨씬 웃도는 수치”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공계 학생들이 의대진학 준비로 편중되는 것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다. 세계 각국에서도 이공계 기피 현상은 가중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우리사회 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수학, 과학 분야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미국 과학아카데미(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가 미국의 경제 및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한 권고안으로 발간한 "Rising Above the Gathering Storm" 보고서에 따라 과학, 수학 분야 교사 확충 및 교육, 과학기술 연구에 국가 투자 강화 등의 구체적 활동들을 보이고 있다. ‘과연 이공계를 기피하고 의사만 늘어나면 세계의학국가가 될 것인가?’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때이다.
 
 
◆MEET(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DEET(Dental Education Eligibility Test)=의학교육 입문검사와 치의학교육 입문검사를 일컫는 우리나라의 시험제도. 2004년 처음 도입돼 매년 8월 한 차례 시험이 있다. 각각 언어추론과 자연과학추론Ⅰ(생물), 자연과학추론Ⅱ(물리.화학 등)의 세 개 영역을 치른다.
 
김성현 과실연 웹진 기자(webzine@feelsci.org)